[아트갤러리]김학제 '진동지구'
서울경제|조상인

입력 16.04.04. 11:51 (수정 16.04.04. 11:51) 

김학제 ‘진동지구(Future Lyricism)’ 8m 설치작품, 2007년~2015년 /사진제공=토탈미술관
선비의사랑방을채웠을법한책장과문갑등고가구가즐비하다. 이곳에문방사우와분재, 도자기한두점이놓이고산수화가걸려운치를더했을법하지만정작들어차있는것은기괴한나체인물상들이다. 김학제작가의설치작품 ‘진동지구’다. 아무렇지않게자연을꺾어다뒀던이자리에 ‘당신(사람)을가져다두면어떻겠느냐’며따져묻는것만같다. 천장에걸린샹들리에는전구크기로부풀린콘돔수십개를잇고엮어만든것. 크리스탈은아니지만못지않게아름답다. 상상력이그려낸미래의인간상은어쩌면문명의장식물로전락할지모른다는불안감마저들게하지만그와중에작가는성(性)을인간과자연에내재된힘으로봤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중국베이징 798예술구와공동으로마련해종로구평창동토탈미술관에서열리고있는 ‘플라스틱가든’전에서직접작품을볼수있다. 중국하우아트뮤지엄관장겸올부산비엔날레전시감독인윤재갑큐레이터는발터벤야민의 ‘야만의기록이아닌문화의기록이란결코없다’는말을인용하며 “서구문명에비해상대적으로동양의문화는자연친화적이라고하는데결코그렇지않다는문제의식과함께동양미학의새로운관점을제시하고자한다”며 “이전시는문명에대한기록이성취의기록이아니라잊고있던야만에대한재기록”이라고설명했다. 4월24일까지.

조상인기자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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